나는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2025. 6. 21.(토)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 1독서
코린토 2서 12장 1-10절
사도 바오로가 자신이 받은
하느님의 계시와 그에 따른 영적 체험,
그리고 자신의 약함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은총에 대해 고백하는 대목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체험한 영적인 영광보다도,
약함 속에 머무시는 그리스도의 능력을 자랑합니다.
이는 겸손한 신앙, 약함 속의 은총, 고통의 신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하늘의 신비와 침묵의 계시
바오로는 자신이 하늘에 들어올려져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한 사람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그 자신이었음을 암시하며,
그 체험은 인간이 말할 수도,
말해서도 안 되는 신비로운 것이었습니다.
신앙의 깊은 체험은 말로 다 설명되지 않으며,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은밀한 은총입니다.
자신의 약함을 숨기지 않는 겸손
바오로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겠다고 말합니다.
이는 인간적인 자랑을 넘어서,
하느님께서 자신 안에서 일하시도록
공간을 남겨드리겠다는 신앙 고백입니다.
하느님은 겸손한 이를 통해 더 큰 일을 하십니다.
몸의 가시: 자만하지 않기 위한 은총의 도구
하느님은 바오로가 교만해지지 않도록
그의 몸에 ‘가시’를 남겨두셨습니다.
이는 고통이나 질병,
또는 지속적인 유혹 등으로 해석됩니다.
하느님은 때때로 우리가 연약함 속에서
그분을 의지하도록 도와주시기 위해 고통을 허락하십니다.
“내 은총이 너에게 충분하다”
주님께서 바오로에게 하신 이 말씀은,
신앙인에게 주는 위로와 힘이 됩니다.
인간의 약함은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자리이며,
그 약함은 도리어 강함으로 변화됩니다.
하느님의 능력은 완전한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연약함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이에게 머뭅니다.
기꺼이 고통을 받아들이는 신앙 태도
바오로는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라고 고백합니다.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제자의 길임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인간의 약함을 통해
더욱 충만히 드러납니다.
신비한 체험조차도 하느님의 도구이지,
자랑의 대상이 아닙니다.
겸손과 고통의 수용은
하느님을 향한 믿음의 깊이를 드러냅니다.
내가 약할 때,
그리스도 안에서 강해집니다.